고통에 답하다

고통에 답하다(92)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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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이 선물이 될 수 있는가? 욥기에서 발견하는 놀라운 은혜는 하나님은 무한하시지만 사랑의 하나님으로 

고난받는 욥에게 나타나셨다는 점이다. 욥에게 보이신 “여호와”라는 이름은 모세에게 찾아오신 

따뜻한 인격적인 하나님이셨고, 여기에서 우리는 고난에 동참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놀라운 은혜는 욥과 그의 친구들이 원하는 결과를 주지 않으셨다는 점이다. 욥은 무죄를, 그의 친구들은 

유죄를 원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자연계의 신비에 대해서 엄청난 질문을 쏟아놓으시고, 말문이 막히게 하셨다.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 왜 욥의 고난에 대해 설명하지 않으셨을까? 

사탄의 참소와 하늘나라 회의에 대해서도 말씀이 없으셨다. 

욥이 고난당하도록 사탄에게 허락하신 이유도 들려주지 않으셨다. 


“욥아. 고생이 많았다”, “욥. 너의 인생을 통해 후대의 사람이 배우는 것이 많을 것이다” 

이렇게 말해주셨다면 어땠을까? 욥도 무엇인가 대답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하나님은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이런 막막한 상황이 어떻게 선물이 될 수 있는가?


프랜시스 앤더슨의 해석은 이렇다. “욥이 자신의 시련과 관련된 요소들을 전부 파악하지 않고도 만족하게 

되었다는 점은 이 책이 가진 탁월한 미덕 가운데 하나다. ……하나님은 버려지는 경험을 욥의 삶에 불쑥 들이밀어 

벌거벗은 신앙으로 인생을 다시 시작하도록, 곧 하나님 한 분만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하셨다.……

시험이 다 끝난 뒤에도 앞뒤를 완전히 밝혀 주시지 않은 까닭에 욥은 눈에 보이는 사실이 아니라 믿음으로 

한길을 갔다. 욥은 마지막 대목에서 “이제 다 압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욥은 결코 전모를 보지 못했다. 

욥은 하나님을 보았다(욥42:5). 하나님이 누구에게도 인생의 줄거리 전체를 말씀해 주지 않으셨다면, 

아마 그편이 더 낫기 때문일 것이다.”1) 


무슨 말인가? 하나님께서 고난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 편이 더 유익하다는 뜻이다. 


사탄의 고소를 보라. 욥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며 자신의 유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비하했다.

이 부분에서 예외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사실 몇 명이나 되겠는가. 

인생을 곤두박질하면서, 그것도 반복하면서 발견하는 것이 있다. 

하나님을 하나님 그 자체로 사랑하지 못했던 때가 정말 많다는 것이다. 잘되는 내가 없는 상태에서 만족할 수 있는가. 

이 껍질이 벗겨지기는 하던가. 순종해도 별 볼 일이 없다고 느껴지지 않았던가. 

그런데 거기서 우리는 하나님을 찾게 되고, 기도하게 되고, 순종의 씨름을 하게 되지 않았던가. 

고난의 이유를 찾지도 못한 채 말이다.


때로는 하나님이 고난의 이유를 말씀하지 않았기에 유익이 된다. 

그런 고난 속에서 우리는 아무 이익이 없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리로까지 나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욥이 마침내 하나님과 동행하는 넓은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내 욕구에 맞추어 고난의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다. 

하지만 욥처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만 믿고 사랑하도록 이런 고난의 자리로 이끄심이 놀라운 유익이라는 점은 

밝히지 않을 수 없다. 고난을 마친 후 욥을 보라. 그가 지닌 엄청난 영적인 깊이는 욥기의 대완결이다. 

환경이 좋을 때 결과가 좋다는 상식적 차원을 완전히 뛰어 넘어 버렸다. 고난이 선물이라고 말하기는 무겁다. 

그러나 욥을 보면 하나님을 의지하는 수준을 이렇게 끌어올릴 길은 고난 외에는 없었다. 

살면서 큰 그림을 보지 못한 채 고난의 터널을 걸을 때가 많다. 그럼에도 하나님을 본다면 그리스도인은 

가장 필요한 것을 얻은 것이다. 이것이 욥과 친구들에게 원하는 답을 주지 않으신 이유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고난을 설명하지 않으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욥에게 사탄의 고난을 허락하신 하나님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놀랄 반전이다. 

보라. 흠집내고, 깍아내리고, 자기 유익을 위해 하나님을 순종한다는 사탄의 참소는 어떻게 변했는가? 

도리어 욥을 인류 역사상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명성을 얻게 만드는 시험 제공자가 되어버렸다. 

이후로...역경을 마주한 이에게 욥을 소개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를 보며 인내와 끈기라는 영감을 붙들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나님께서는 악에게 자멸할 정도의 여지만 열어 주셨다. 

욥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과 세상 속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의 축소판이다. 

하나님은 악마저도 역사의 한 부분으로 역사의 판을 짜고 계신다. 이것에 화가 날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욥기의 베일을 걷어내는 순간,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악의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도록 하신다. 

뿐만 아니라 악의 운신의 폭도 제한하셔서 백 퍼센트 딴판의 결과를 만드셨음을 알게 된다.2)


1)Francis I. Anderson, Job:An Introduction and Commentary(Inter-Varsity Press, 1976), 123.

2)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4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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